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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가상현실 분야(VR)에서 30년간 진행된 심리학 연구를 통해 밝혀낸 다섯 가지 주요 발견

이 글은 「Five canonical findings from 30 years of psychological experimentation in virtual reality」을 번역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

초록

가상현실(VR)은 일터와 놀이, 학습 현장에서 활용되는 새로운 매체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진행된 VR 심리학 실험 연구들을 살펴봤다. 모든 연구를 망라하기보다는, 심리학 여러 분야에서 균형 있게 뽑아낸 핵심 심리학 발견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것이 우리 연구의 특별한 가치다.

우리가 주목한 다섯 가지 발견은 다음과 같다. 현장감의 효과는 활동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자신의 아바타가 행동 방식을 바꾼다는 점, 실습 위주 훈련이 이론 학습보다 효과적이라는 점, 바디 트래킹이 VR만의 특별함을 만든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이 VR 속에서 거리감을 실제보다 가깝게 느낀다는 점이다.

이런 발견들은 VR을 처음 다루는 사회과학자들이나, VR을 연구해봤지만 특정 심리학 분야(사회심리학, 인지심리학, 지각심리학 등)에만 매달렸던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연구자들과 일반 사용자들이 알아둘 점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인간 행동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가상현실(VR)은 사용자를 감싸면서 자연스러운 몸동작에 반응하는, 감각적으로 풍부한 다중 감각 가상 환경을 만드는 기술이다. 초기에는 주로 기술 개발에 매달린 엔지니어들이 이 분야를 이끌었지만, 이들 역시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함께 했다(가령 VR 멀미 현상 연구 등).

하지만 1992년부터 본격적인 사회과학 교육을 받은 학자들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VR 분야의 주요 학술지인 프레즌스(PRESENCE) 창간호에는 심리학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다룬 여러 논문들이 실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VR은 하나의 매체로서도, 행동과학자들이 탐구하는 연구 분야로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매체로서 VR 기술은 대학 연구실을 벗어나 일반 가정으로 들어왔다. 현재 전 세계에서 2,500만 대 이상의 헤드셋이 쓰이고 있으며, 메타가 이 분야에 5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등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메타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은 VR과 증강현실, 스마트 글래스 같은 관련 기술들을 오락과 소통, 업무용 매체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요즘 학자들은 다양한 가상 체험을 가리키는 용어로 혼합현실부터 공간 컴퓨팅, VR까지 여러 표현을 쓰고 있다. 이 글에서 우리가 VR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우리는 현실 세계에 무언가를 덧씌우는 체험보다는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체험에 집중하고 있다. 둘째, 수십 년에 걸친 발견들을 다루다 보니, 이 용어가 우리가 살펴보는 전체 기간을 가장 잘 아우른다. 그림 1은 VR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사건들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림 1. 주요 연구 동향 연대기. 구체적 시점이 명확하지 않은 동향들은 외부 전문가 패널과 협의하여 시기를 추정했다. IEEE, 전기전자기술자협회; MMVR, 의학과 가상현실의 만남;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연구 분야로서 VR 행동과학은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VR을 기본적인 심리학 과정을 살펴보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학자들은 엄격한 실험 조건을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는 생생하고 현실적인 실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둘째, VR 자체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 매체를 바탕으로 이론을 세우고,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 영역으로 탐구해왔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정신건강과 훈련을 포함해 행동과 관련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풍부한 역사를 쌓아왔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접근법을 각각 간략하게 살펴본다.

초기 논문에서는 저자들이 '몰입형 가상환경 기술'이라고 부른 VR을 기본적인 심리학 과정을 연구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장점을 설명했다. 그들은 컴퓨터가 정해진 순서로 글과 이미지, 영상을 보여주고 반응시간 같은 결과를 측정해서 심리학 연구를 완전히 바꿔놨듯이, VR도 이 분야를 혁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컴퓨터는 실험을 매우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해주지만, 화면에서 깜빡이는 영상 클립을 보고 마우스를 누르는 것은 사람들이 실제 세상에서 행동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VR은 연구자가 실험을 정교하게 통제하면서도 참가자들에게는 현실적인 체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대담한 전망을 내놓은 초기 학자들 이후로 VR을 연구 도구로 쓰는 심리학자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기존의 2차원 화면에 비해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VR은 기존 매체와는 확연히 다르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매체만의 사용자 경험 이론을 세우고 실제 데이터를 모으는 전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연구자들이 주목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현장감(presence)'이다.

현장감은 다양하게 구현되고 정의되지만, 핵심은 '매체를 느끼지 못하는 착각'이다. VR을 사용할 때 매체 자체는 사라지고, 사람들은 현실에서와 비슷하게 행동한다. 연구자들은 현장감을 느끼는 과정, 이를 만들어내는 기술적·서사적 요소, 그리고 현장감이 VR 시뮬레이션 결과에 미치는 세부적 영향을 연구한다.

세 번째 연구 분야는 현실 문제 해결에 VR을 활용하는 것이다. VR 기술은 최근 몇 년간 비용, 접근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품질에서 혁신적 변화를 겪었지만, 학계는 이미 이런 시점을 내다보고 있었다. VR 초기 연구 중 상당수는 심리학 여러 분야에서 이 매체를 어떻게 써먹을지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미국 9·11 테러 이후 심리학자들은 첫 대응요원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해 비행기가 타워에 충돌하는 1인칭 시점의 VR 재현 장면을 만들었다. 임상 활용 외에 VR의 가장 큰 쓰임새 중 하나는 훈련 시나리오였다. 매체의 체감적 특성을 살려 학습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초기 비행 시뮬레이터부터 가상 해부용 시신까지, 훈련과 반복 연습을 위한 VR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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