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스트리밍

버추얼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외로움은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들어가며

버추얼 유튜버를 비롯한 버추얼 IP 산업을 구성하는 주요 플레이어를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대형 기획사들입니다. 커버(홀로라이브), 애니컬러(니지산지), 브레이브 그룹(브이스포!) 같은 대형 IP 홀더들은 이미 시장의 중심에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부터 굿즈 판매, 라이선싱까지 수천억 원, 조 단위 규모의 비즈니스가 전개되죠.

하지만 이들이 버추얼 산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거대한 빙하의 일각만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획사에 소속된 버튜버들이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데뷔한 연예인에 가깝다면, 그 무대 아래에는 훨씬 더 넓고 촘촘한 일반인들의 버추얼 생태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버추얼 IP 산업에서 흥미로운 지점 중 하나는 오직 아바타 기반 스트리밍에만 특화된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이리암(IRIAM)이나 리얼리티(Reality)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 플랫폼은 유튜브나 트위치 같은 범용 플랫폼과는 결이 다른 생태계를 형성하며 사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형 버튜버들은 주로 유튜브나 트위치에서 수만 명의 시청자와 만납니다. 반면 전용 플랫폼의 방송인들은 화려한 조명보다는 아주 가깝고 밀접한 소통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시청자가 10명뿐이라도 그 안에서 가족 같은 유대감을 쌓는 식이죠.

그렇다면 왜 이들은 유튜브라는 거대한 광장을 두고, 다소 생소한 전용 플랫폼을 선택했을까요? 고사양 장비도, 전문적인 기획력도 없는 일반인들이 아바타라는 가면을 쓰고 이곳으로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들 플랫폼이 타겟으로 하는 크리에이터층의 정체성과, 범용 플랫폼은 결코 줄 수 없는 그들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1️⃣ 버추얼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란?

버추얼 전용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란, 아바타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방송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유튜브 라이브나 트위치처럼 실사 스트리머와 버추얼 크리에이터가 공존하는 범용 플랫폼과 달리, 이들 플랫폼은 버추얼만을 위한 전용 공간입니다. 단순히 "버추얼만 방송한다"는 정책적인 제한을 넘어, 이들 플랫폼은 버추얼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기술 스택을 플랫폼 차원에서 제공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버튜버가 유튜브에서 방송하려면 여러 단계의 소프트웨어를 조합해야 합니다. 라이브2D나 VRM 형식의 아바타 모델을 준비하고, 아바타 구동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모션 트래킹을 적용한 뒤, OBS로 화면을 캡처해 유튜브나 트위치로 송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PC 사양,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 렌더링 부하 등 다양한 기술적 장벽이 발생합니다.

반면 버추얼 전용 플랫폼은 자체 엔진 기반으로 아바타 생성, 모션 트래킹, 렌더링, 라이브 방송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앱 안에 통합하여 제공합니다. 크리에이터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나 복잡한 설정 없이, 앱 하나만으로 방송을 시작할 수 있는데요.

왜 모바일에 집중할까요? 버추얼 전용 플랫폼의 타겟층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버튜버(VTuber)'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들 플랫폼이 타겟으로 하는 것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버튜버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아바타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싶은 일반인"입니다. 고사양 PC나 복잡한 소프트웨어 세팅은 이들에게 너무 높은 진입장벽입니다.

사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화려한 기술이나 '스타'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저 현실의 나를 잠시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죠. 모바일로 진입장벽을 낮춘 건 단순히 편의성을 위해서라기보다, 누구나 원할 때 언제든 '마음의 도피처'로 들어오게 하려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부연하자면 최근 일본에서 '버튜버'라는 단어는 세대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Z세대 및 알파세대에게 버튜버는 홀로라이브나 니지산지 같은 기업 소속의 전문 탤런트를 의미합니다. 이들에게 버튜버는 동경의 대상이자 연예인이며, 오디션을 거쳐 데뷔하는 일반인이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됩니다. 반면 30대 이상 기성세대는 아바타를 사용하는 모든 형태의 방송인을 버튜버라고 부르는 경향이 강합니다.

버추얼 전용 플랫폼이 타겟으로 하는 것은 전자, 즉 '프로 버튜버'가 아닙니다. 이들 플랫폼은 "기획사에 소속되어 버튜버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아바타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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