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버튜버
플레이브 이후 버추얼 아이돌, 그리고 2.5D라는 가능성
1️⃣ 플레이브 이후의 버추얼 아이돌 시장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는 바로 "플레이브 이후에 성공하는 버추얼 아이돌은 어떤 모습일까요?"입니다. 제가 K-pop 전문가도 아니고 업계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라 조심스럽긴 한데, 그래도 나름 의견을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플레이브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는 좋아하진 않지만, 적어도 어떤 의도를 갖고 기획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스터디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2023년 블래스트가 플레이브를 기획할 당시, 버추얼 아이돌 시장은 이미 두 가지 큰 흐름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실사풍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일본에서 니지산지, 홀로라이브 같은 2D 버추얼 유튜버들이 수백억 원의 매출을 내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블래스트는 이 두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는데요. 2023년 언리얼 페스트에서 블래스트의 이현우 CTO님이 이 기획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 내용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블래스트가 실사가 아닌 만화 스타일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실사 스타일을 배제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소비자 심리입니다. 버추얼 휴먼이 실제 사람과 너무 비슷해지려 할수록 오히려 어색하고 거부감이 든다는 거죠.

실사풍 버추얼 아이돌은 결국 BTS나 뉴진스 같은 실제 아이돌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고, 팬들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실제 사람보다 부족한 점을 먼저 느끼게 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실제와 비슷해지겠지만, 완벽한 특이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가치가 늘어나기보다 거부감이 줄어드는 과정에 가깝다고 본 거죠.
다른 하나는 기술 투자 대비 효율 문제입니다. TV 화질로 비유하자면 SD에서 HD로 올라갈 땐 누구나 "와 완전 다르네!" 하는데, 4K에서 8K로 올라가면 솔직히 차이를 잘 못 느낀다는 것이죠. 사람과 99% 똑같이 만들려고 엄청난 돈과 기술을 쏟아부어도, 사용자가 느끼는 만족감은 그만큼 커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블래스트는 실사화에 집착하기보다는, 확실하게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적정 수준을 찾고 다른 매력 포인트를 키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반면 만화 스타일은 일정 임계치만 넘어서면 기술 개발에 투자한 만큼 만족도(가치 증가)가 계속 올라가는 영역입니다. 표현이 정교해지고 연출이 화려해질수록 가치가 계속 커지는 구조죠. 작은 기술 개발도 팬들에게는 즉시 큰 만족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게임, 웹툰 등 서브컬처에 익숙한 층에게는 멈춰 있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고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에 좋아하던 콘텐츠를 더 깊이 즐기는 경험이 됩니다.


두 번째는 웹툰 스타일과 K-POP 시스템의 결합입니다. 만화 스타일로 방향을 정한 후, 다음 문제는 이제 어떤 만화 스타일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은 이미 니지산지, 홀로라이브 같은 버튜버들이 선점한 상태였고, 특정 매니아층에 집중되어 있었죠.
블래스트는 더 넓은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한국인들에게 일상적인 웹툰 스타일의 비주얼을 선택했습니다. 웹툰은 이미 한국 대중문화의 일부였으니까요. 여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K-POP 아이돌의 육성 방식을 결합했습니다.

기술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뒀습니다. 지금이야 3D가 흔하지만, 2023년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