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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피니언: 미국 대중문화는 왜 정체되었을까?

IP·콘텐츠 비즈니스

이 글은 노아 스미스의 「Why has American pop culture stagnated?」 핵심 내용을 자체 문장으로 정리한 요약입니다. 원문 보기

  • 대중문화가 굳었다는 불만은 20세기 중반부터 반복됐지만, 이번에는 스트리밍 재생 중 신곡 비중 27%, 할리우드 수익의 83%가 프랜차이즈라는 수치가 따라붙음
  • 노아 스미스는 원인을 게으른 창작자나 비평 풍토가 아니라, 기술이 그려낸 가능성의 영역과 그 안에서 작동하는 시장에서 찾음
  • 장르마다 손 닿는 곳의 열매는 유한해서, 얼터너티브 록처럼 형식이 좁으면 수십만 명이 동시에 뒤지는 순간 금세 바닥남
  • 영화는 20년 만에 리메이크와 속편 비중이 25%에서 80% 이상으로 뛴 반면, 형식이 긴 TV는 새로움이 훨씬 천천히 줄어 2010년대 황금기를 만듦
  • 아방가르드가 옅어진 것도 이념 탓이 아니라, 온라인 배포가 예술 공동체의 관문 기능을 지워버린 결과라는 해석

정체론에 붙은 근거들

  • 정체 비판은 늘 있었음. 드와이트 맥도날드는 대중문화가 고급문화를 집어삼킨다고 했고, 폴린 케일은 1980년 뉴요커에서 스튜디오의 자본 논리가 뻔한 영화를 찍게 만든다고 씀
  • 그래서 이 질문은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설명하는 함정을 안고 있음. 무엇이 새롭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객관적 정의 자체가 없기 때문
  • 그럼에도 아담 마스트로이아니는 미국인이 소비하는 콘텐츠에서 프랜차이즈, 속편, 리메이크, 기성 창작자 비중이 계속 늘고 있음을 데이터로 보임
  • 테드 지오이아는 150억 달러 만화 시장이 1960~70년대 브랜드에 좌우되고, 2023년 브로드웨이 흥행 1위도 오페라의 유령과 라이온 킹이라는 점을 근거로 듦
  •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은 영화와 음악의 전성기를 1970~2000년대로 꼽는데, 중년의 향수로만 보기 어려운 건 지금 젊은 세대도 부모 세대 음악을 듣고 있어서
  • 필자 본인도 슈게이즈 부활이 반갑지만 예전 애청곡과 본질이 같다고 느끼는 반면, 왕좌의 게임이나 코브라 카이처럼 TV에서는 분명한 진전을 알아본다고 함

문화가 아니라 기술이 먼저 움직인다

  • 문화 담론 다수는 문화를 독립 변수로 봄. 비평가와 트렌드 세터가 충분히 목소리를 내면 창작자가 창피해서라도 새것을 만들 거라는 전제가 깔려 있음
  • 스미스는 반대로 문화의 변화를 경제로, 다시 기술로 거슬러 올라감. 기술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선을 긋고, 의지와 제도는 그 안을 벽에 닿을 때까지 채울 뿐
  • 지오이아 역시 원인을 기술에서 찾음. 스마트폰과 무한 스크롤 피드가 다음 도파민 자극 말고는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길고 정교한 작품의 관객이 사라졌다는 것
  • 다만 악역을 소셜미디어 회사로 지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 그들은 시장이 시키는 대로 할 뿐이고, 안 하면 다른 회사가 똑같이 하기 때문
  • 주머니 속 슈퍼컴퓨터가 보편화되면 짧은 영상 피드를 매끄럽게 꽂아 넣는 사업자는 반드시 나오고, 사람들이 계속 스와이프하는 한 시장은 그걸 계속 공급함
  • 예술가의 선택지는 그 수요의 테두리 안에서만 열림. 취미로 교향곡을 쓰는 사람은 남지만, 돈과 인기를 원하는 대다수의 작업은 시장 제약을 받게 됨

쉽게 딸 수 있는 열매는 유한하다

  • 얼터너티브 록의 멜로디는 왜곡된 파워 코드 조합이 중심이라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좁음. 콜렉티브 소울, 실버체어, 부시의 히트곡이 같은 문법 위에 있음
  • 1990년대 중후반 전국의 기타 치는 청소년 수십만 명이 차고와 침실에서 가능한 조합을 훑었음. 좁은 영역을 집단이 무차별 대입으로 뒤진 셈
  • 전부 소진되지는 않아서 2021년 포니의 Chokecherry 같은 좋은 곡이 여전히 나오지만, 남은 여지가 얇아져 고전 목록은 사실상 완성됨
  • 멜로디 자체도 방대하되 유한함. 2020년 두 프로그래머가 가능한 모든 MIDI 곡을 알고리즘으로 생성해 표절 소송을 막으려 공개한 적도 있음
  • 실제로 사람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는 그보다 훨씬 적음. 새 록 곡 대부분이 음표의 나열로만 들린다는 게 필자의 체감
  • 좋은 멜로디를 많이 찾아낼수록 신곡과 기존 곡 사이 거리가 좁아짐. 커트 코베인 본인도 Smells Like Teen Spirit이 픽시스의 Gouge Away와 닮았다고 여겼음

형식의 폭이 새로움의 수명을 정한다

  • 창작자가 헤맬 수 있는 영역이 좁을수록 혁신이 진부해지는 속도가 빨라짐. 얼터너티브 록은 매우 좁고, 멜로디 음악은 넓고, 음악 전체는 더 넓음
  • 그래도 음악 전체 역시 유한할 것. 몽환적이고 아득한 정서를 만드는 방법이 여럿이어도 무한하지 않아서, 그 방향을 파면 결국 슈게이즈와 비슷해짐
  • 영화와 TV의 격차가 이 가설의 사례. 영화는 20년 만에 재탕 비중이 25%에서 80% 이상으로 올랐고 TV의 새로움은 훨씬 완만하게 줄었음
  • 영화는 러닝타임이 짧아 이야기와 캐릭터 구성에 제약이 큼. 극장에서 집으로 옮겨간 이유를 화질로만 설명해온 논의에 소재 고갈이라는 변수를 추가
  • 처방은 단순함. 영화가 뻔해지면 TV로 무엇이 가능한지 보고, 록이 뻔해지면 일렉트로니카로 무엇이 가능한지 보는 것

새 형식으로 옮겨갔을 뿐이라는 반론

  • 캐서린 디는 정체가 아니라 이동이라고 봄. 인플루언서, 틱톡 코미디, 핀터레스트 무드 보드처럼 아직 설명할 언어가 없는 표현 형식이 부상 중이라는 것
  • 스펜서 콘하버도 아트 팝 앨범이나 문학 소설이 밀린 건 즉시성으로 정의되는 새 형식과의 경쟁 때문이며, 그 형식들도 평범함과 탁월함을 함께 낳는다고 씀
  • 데이비드 마르크스는 반박. 틱톡 스킷은 여름 캠프 장기자랑을 매끈하게 편집한 것에 가깝고, 창작자 다수가 템플릿 안에서 움직이는 아마추어라는 지적
  • 마르크스는 원인을 팝티미즘에서 찾음. 고급과 저급의 구분을 폐기한 비평 합의가 창의성은 어디서든 일어난다는 헐거운 약속을 팔았다는 것
  • 역사적으로 새로움은 늘 기술이 밀어올렸음. 록은 앰프와 픽업,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은 신시사이저와 샘플러, 책은 인쇄기 이후에야 가능해짐
  • 문제는 기술 쪽에도 정체 신호가 있다는 점. 혁신 비용은 오르고 연구자 풀은 줄어들 예정이며, AI가 반전 카드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

아방가르드는 어디로 갔나

  • 마르크스는 예술과 오락을 품질이 아니라 의도로 가름. 한계를 밀어붙이려는 쪽이 예술, 관객을 순간 붙잡으면 되는 쪽이 오락
  • 스미스는 절반만 동의함. 1977년 스타워즈 제작기만 봐도 대중을 즐겁게 하려는 작업에 막대한 창의성이 들어갔기 때문
  • 옛날에는 좋은 창작자를 찾는 비용이 커서 예술 공동체가 사실상 동료 심사 기구로 작동했음. 공동체 내 평판이 상업적 성공 가능성의 대리 지표였던 것
  • 조지 루카스가 폭스에 플래시 고든 기획을 냈을 때 스튜디오가 페데리코 펠리니를 감독으로 요구한 일화가 그 구조를 보여줌. 무산된 결과가 스타워즈
  • 지금은 그 관문이 사라짐. 작업을 온라인에 올려 바이럴이 되면 끝이라, 동료 예술가에게 인정받는 데 수년을 쓸 이유가 없어짐
  • 돈을 좇는 창작자가 공동체를 떠나면 남은 쪽은 점점 틈새와 힙스터로 굳고, 예술계에서 대중문화로 넘어오는 교차점도 줄어듦
  • 필자가 내놓는 해법은 대학 모델. 물질적 평등과 공공재가 보장된 폐쇄 공간에서 예술가끼리 서로를 겨루게 하자는 것인데, 대학 재정난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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