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숏폼 드라마, 만들기 쉬워진 다음에 풀어야 할 문제
들어가며
최근 AI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보면서 두 영역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PMF를 찾은 AI 캐릭터 챗, 그리고 AI 숏폼 드라마입니다. 캐릭터 챗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을 리드하고 있는 반면, 숏폼 드라마는 여전히 중국 쪽이 강세죠.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AI 엔터테인먼트가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구조라는 점에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아직 이 시장의 초입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풀어야 할 문제도 많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은 질문 하나에서 출발합니다. AI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는데, 왜 대부분은 돈을 못 벌고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중국 시장을 먼저 정리해봤습니다. 이미 공급 과잉과 도태를 한 바퀴 겪은 곳이라, 앞으로 국내에서 벌어질 일을 미리 보는 셈이기도 하고요.
1️⃣ 드라마를 더더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자 벌어진 일
기존 장편 드라마는 자본 그 자체가 병목이었습니다. 과거 회당 3억~5억 원 수준이던 드라마 제작비는 최근 20억~35억 원 이상으로 치솟았고, 대형 OTT 오리지널 시리즈는 회당 50억~70억 원, 총제작비로는 300억~1,000억 원에 달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이 많진 않으니, 그 돈과 관계를 감당할 수 있는 소수만 게임에 참여했습니다. 숏폼 드라마는 사실상 그 병목을 피해 가려고 나온 포맷입니다. 1~3분짜리를 60~100회로 쪼개고 세로 화면에 얹어서, 편성이 아니라 앱과 피드로 바로 내보내는 방식이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23년 약 7조 원(374억 위안)이던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이 3년 만에 19조 원(1,000억 위안)을 넘었습니다. 2024년 기준 시청자만 5억 7,600만 명입니다.

여기에 2024년부터 AI라는 변수가 하나 끼어듭니다. 그전까지 숏폼 드라마는 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찍는 실사가 전부였는데, 대본부터 캐릭터와 영상, 편집까지 AI가 생성하는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년 만에 AI 숏폼 시장 규모가 올해 5월까지 4조 원(220억 위안)을 넘기며 숏폼 드라마에서 큰 파이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정도 규모라면 단순히 드라마 시청자를 데려온 결과만은 아닐 겁니다. 숏폼 영상은 어텐션 이코노미의 최전선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시간을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긴 글을 읽던 시간을, 다음에는 중장편 영상을 보던 시간을 가져갔고, 그렇게 쌓인 시청 습관이 마지막으로 영화와 드라마까지 건드리기 시작한 겁니다.
숏폼 드라마는 그 흐름의 끝에서 나온 포맷이고요. 그러니 장편 드라마에서 시청 시간을 빼앗아 온 정도가 아니라, 이미 짧은 영상에 붙들려 있던 사람들에게 서사를 다시 파는 시장이 하나 열린 셈이죠.
그런데 시장이 커진다는 것과 그 안에서 돈을 번다는 건 별개입니다. 이만한 판이 열렸다는 말은 그만큼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이 바닥은 몰려든 사람 대부분이 빈손으로 나가는 구조입니다. 콘텐츠는 원래 뭐가 터질지 모르는 사업이고, 숏폼도 예외는 아니어서 업계 사람들 얘기로는 아무리 잘하는 감독이나 제작사도 성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다만 대응